중국의 블록체인 어디까지 왔을까?
2018.08.08 17:09
[중국 오성홍기, 사진출처_뉴시스] |
(위클리블록체인 2호=임정빈 기자) 블록체인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 뿐 아니라 해당 기술을 새로운 산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일본 등 특히 중국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연구소 우전즈쿠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기업 수는 2012년 이후 65.2% 증가했으며, 투자에 있어서도 2014년 이후 3년 동안 11억 7000만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까지 규모가 늘었다.
중국의 블록체인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에는 정부주도의 블록체인 인프라형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CMIIT)는 지난 2016년 10월 ‘중국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발전’ 백서를 발간해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표준화 로드맵을 제시했으며, 본 백서 발간 작업에는 중국 최대 자동차부품 그룹인 완샹그룹, 텐센트의 중국 최초 온라인 은행인 위뱅크,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다.
또한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16년 12월 '제13차 5개년 국가정보화기획(2016~2020)'에 블록체인을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바이오 유전자 공학 등 신기술과 함께 중점 육성해야 할 기술로 포함했다.
인프라형성과 함께 정부의 블록체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함께 이루어졌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7년 말까지 중국 블록체인응용연구센터, 글로벌 블록체인 비즈니스 협의회 중국센터, 중관촌 블록체인연맹, 중국 전자학회 블록체인전문위원회 등 약 20개의 조직이 만들어졌으며, 이 중 중관촌 블록체인연맹이 칭화대, 북경대, 차이나모바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중국 정부 주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산업의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발생하는 수입은 2018년에는 8100만 위안(한화 약 136억 1,529만 원), 2019년에는 2억 4400만 위안(한화 약 410억 원), 2020년에는 5억 1200만 위안(한화 약 86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중국, 전세계 블록체인 시장의 28% 점령
중국 유명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온라인 매체인 바비터(巴比特)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저장(浙江), 장쑤(江蘇), 구이저우(貴州), 푸젠(福建), 광둥(廣東), 산둥(山東), 장시(江西), 네이멍구(內蒙古), 충칭(重慶) 등 중국 9개의 지방 정부가 블록체인 전략적 발전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중국 투자 전문 언론 터우지졔(投资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에서 투자를 받은 블록체인 기업이 계속해서 증가했으며, 총 투자액은 7억 위안(한화 약 1,172억 8,500만 원)을 돌파할 만큼 블록체인을 응용한 시장규모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기업 지역 분포. 지난 2016년 이후 새롭게 설립된 블록체인 기업 수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중국의 블록체인 수는 전 세계 전체 블록체인 기업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
중국 투자컨설팅망은 올해 블록체인 응용분야 시장규모는 6억 2000만 달러로, 앞으로 5년간 연평균 52.66%씩 성장해 2022년에는 33억 5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하나의 블록체인 강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블록체인과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 및 사업, 스타트업들이 많았다. 하지만 사실 지난 2016년 이후 새롭게 설립된 블록체인 기업 수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중국의 블록체인 수는 전 세계 전체 블록체인 기업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 규모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크게 앞서고 있었지만, 지난 2016년 중국 정부의 블록체인 활성화 방침이 나온 이후 중국의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 미국과의 격차를 계속해서 줄이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기준 중국에는 105개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있었으며, 주로 베이징과 상하이, 광동과 저장성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에 있는 기업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투자규모와 횟수에 있어서도 지난 2016년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관영 컨설팅 기업인 CCID(China Center for Information Industry Development)가 작성한 ‘2018 중국 블록체인 산업 발전 및 투자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발생하는 수입은 2018년에는 8100만 위안(한화 약 136억 1,529만 원), 2019년에는 2억 4400만 위안(한화 약 410억 원), 2020년에는 5억 1200만 위안(한화 약 86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블록체인 특허 보유도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Thomson Reuters에 따르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등록된 지난 2017년 블록체인 관련 특허출원 406건 중, 중국이 225건으로 1위를 기록했고, 미국이 91건, 호주가 13건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특허출원 건수는 지난 2016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국 특허청에 따르면, 지식재산 선진 5개국(IP5,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출원된 조사 시점(2018년 1월 말 기준)까지 공개된 블록체인 관련 특허건수는 미국과 중국이 전체의 77.6%의 출원을 차지하고 있었고, 출원인 국적별로 살펴보면, 누적건수로는 미국이 1위로 집계됐지만, 지난 2016년 이후 중국이 연간 특허출원 건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으며, 조만간 누적건수에서도 중국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알리바바는 바이두에 비해 좀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7월 자신들이 운영하는 기부플랫폼에서 기부 한 사람들이 기부 금액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알 수 있도록 추적하는 서 비스를 선보였다.(사진출처_뉴시스)] |
중국 대기업 블록체인 기술 적극 투자
블록체인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커지면서 BAT(Baidu, Alibaba, Tencent)와 같은 대기업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먼저 바이두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금융시장에 관심을 갖고 탐색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16년 6월 미국의 블록체인 회사인 Circle에 투자했다. 지난 2017년 5월에는 바이두 금융, BILLONSLEASING, 화넝(华能)신탁 등과 합작해 블록체인기술의 자산유동화증권 ABS(Asset Backed Securitie)항목을 만들었으며, 그 발행규모가 약 4억 2400만 위안(한화 약 7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에는 상업 블록체인 클라우드 플랫폼인 BaaS 출시했으며, 9월 ABS거래소 설립, 10월 바이두 금융은 정식으로 리눅스 재단이 후원하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연합체인 Hyperledger의 오픈소스 프로그램에 합류해 이사회 회원이 되었다. 현재 바이두는 자산 증권화, 자산 교역, 금융 업무에 응용되고 있으며 500억 위안(한화 약 8조)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알리바바는 바이두에 비해 좀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7월 자신들이 운영하는 기부플랫폼에서 기부 한 사람들이 기부 금액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알 수 있도록 추적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부단체의 운영이 투명화되고 기부자가 지속적으로 안심하고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2017년 3월에는 삼일 회계법인과 제휴해 식품 공급 체인을 만들었으며, 호주 우정국과 식품업체인 블랙모어스(Blackmores) 등과도 협력했다. 8월에는 알리건강 프로젝트 중 하나로 장수(江苏)성 창조우(常州)에 의료연합 시스템+블록체인 모델을 만들었다. 현재 알리바바는 공급망, 금융, 공익,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응용중이다.
마지막으로 텐센트는 BAT 중 가장 먼저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한 기업으로 작년 블록체인 방안 백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백서에는 텐센트의 생태계는 3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하부구조인 Trust SQL에서는 사용자의 계좌나 정보, 권한 등을 관리하는 사용자 관리 영역, 체인 연결이나 계좌를 기록하는 기본 서비스 영역, 이를 통해 계약을 할 때의 스마트 계약 영역, 전체적인 운영관리 영역 등 4개 분야로 나누어져있다.
텐센트는 자사의 웨이종은행, 완샹그룹, 쥐전위엔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BCOS(Blockchain Open Source)를 내놨으며, 이 플랫폼에서는 3개 업체의 기본적인 정보와 기술을 기초로 중국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중국 내에서는 처음으로 안전하게 컨트롤 가능한 상용화된 오픈소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텐센트는 금융, 공익, 법무, 물류 등의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응용하고 있다.
중국은 전반적으로 블록체인을 응용하고, 산업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며, 해당 기술과 관련된 정책들이 시행되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신속하게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의 응용이 광범위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정책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의 발전 방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2018년 ‘양회’ 빅데이터 박람회에서 블록체인이 이슈화되면서 블록체인 창업원의 구축, 관련 인재 영입, 자본과 기술 등 여러 측면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블록체인 분야는 해외 블록체인 기업들의 투자로 인해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임정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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