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이 나스닥 선물 시장에서 정식으로 거래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식 디지털 화폐 제작 의사가 밝혀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실물경제 기반을 두지 않고 있어 거품이 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의 가격은 1만1370달러를 넘었다. 지난 28일 1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하루 만에 1000달러가 넘어서며 급등세를 기록한 것이다.
비트코인의 인기가 점차 상승하자 미국 장외주식 시장이며, 주로 기술주를 거래하는 나스닥(NASDAQ)도 내년 2분기를 목표로 선물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나스닥 외에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이를 보는 각국 중앙은행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비트코인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중앙은행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더들리(William Dudley) 뉴욕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이날 뉴저지주 럿거스대(Rutgers University) 강연에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투기 대상으로 본다면서, 비트코인이 달러의 경쟁자가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그러나 기술만큼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말하기엔 이른 단계지만 Fed가 디지털 화폐를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높은 인기를 등에 업고 가상화폐를 넘어 화폐로 자리매길 할 수 있다. |
뉴욕 연은 총재의 입을 통해 Fed가 디지털 화폐 제작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Fed가 공식 디지털 화폐를 제작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전부터 있어 왔지만, 신뢰도가 높은 인물로부터 관련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중앙은행의 위기감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인기를 등에 업은 비트코인이 가상화폐를 넘어 화폐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 거래의 대상인 비트코인이 화폐로 인정받을 경우,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디지털 화폐 등의 대비를 하지 못한 중앙은행의 역할은 축소될 것이다. 비트코인이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Fed를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이 어떤 대응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