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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실물화폐, 신용화폐 그리고 암호화폐

title: 퀀텀아이콘onetop 2017.12.09 18:09 조회 수 : 558 추천:3

펌글입니다.

우리가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있다면 어느정도 필요한 지식인 것 같아 퍼왔습니다.

이 글은 제 이전 포스팅 왜 비트코인은 가치를 가지는가에 대한 짧은 답변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비트코인, 혹은 암호화폐 전반에 대해 논할 때 자주 듣게되는 주장은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주된 근거는 실물이 아닌 허공에서 찍어내는 화폐라는 것과 변동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는 제목과 같이 화폐의 본질과 그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저도 화폐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기에, 큰 흐름을 짚는 정도에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초창기 화폐는 잘 알다시피 실물이었습니다. 쌀이나 소금, 돌, 조개껍데기 등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시작을 했죠. 이것들이 화폐로 쓰일 수 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을 것입니다. 범용성이라든지 적당한 희소성이라든지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 재화들은 교환 가치를 지니게 되었고 화폐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현재도 교도소에서는 담배가 돈 대신 화폐로 쓰인다고 합니다.

근데 이런 화폐의 문제점은 이동이 어렵거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소금은 비를 맞으면 녹아 없어지고, 조개 껍데기는 밟으면 부서집니다. 쌀은 오래 두면 곰팡이가 슬고 부패합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차 금속을 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초기에는 은화나 금화 같은 동전 형태가 아닌 은 덩어리나 금 덩어리 같은 것들이 쓰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화폐의 단위는 얼마짜리 동전이 몇 개가 아니라 저울로 측정된 무게였을 것입니다.

화폐가 발달하면서 덩어리 금속 화폐들은 주화의 형태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중앙국가의 영향도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세뇨리지(화폐 주조비용과 명시가격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었겠죠. 또한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는 민간이 발행하는 화폐에 비해 성분비를 더 잘 지킬 것이라는 신뢰도 어느 정도 작용했습니다. 물론 국가가 주도적으로 함량비율을 속이는 일도 있었고, 마모된 화폐만 시장에서 유통되고 멀쩡한 화폐는 금고에 잠들어있는 문제점(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이를 뜻합니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화는 무엇보다도 무거웠기에 큰 거래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화폐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 수표나 지폐의 형태를 띄기 시작합니다. 일종의 IOU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시 말해 1 그램골드라고 적힌 수표를 발행자에게 주면 금 1g을 내어주는 것이죠. 이런 화폐는 19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식이었습니다. 우리가 많이 배우는 금본위제 화폐들이죠. 예를 들자면 브래튼우즈 체제에서 35달러는 금 1온즈와 항상 동일한 가치를 지녔습니다.


1922년의 달러. The Dollars in Gold Coin이라고 적혀있다

사실 이러한 태환의 성격을 지닌 수표나 지폐는 신용화폐와 실물화폐의 경계에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신용은 실물을 보증해준다는 것에 대한 신용입니다. 그런데 금본위제를 끝내면서 나타난 신용화폐, 즉 우리가 현재 상식으로 삼고 있는 신용화폐는 전혀 다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실물 대신에 국가가 그 화폐의 가치를 보장해준다는 것이죠.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오늘 짜장면이 5000원인데 내년에도 5000원 언저리가 되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는 경제 정책을 펼치고, 통화량을 조절하고, 세금을 매기고 등등 여러가지 활동을 합니다. 만약 국가 시스템이 신뢰할만하지 못하다면 우리가 쓰고 있는 신용화폐는 그 가치를 급격하게 상실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짐바브웨죠.

이쯤에서 처음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 중 두번째 질문인, 비트코인은 허공에서 찍어낸다는 비판을 보죠. 사실 이 비판은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화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의 신용이라는 실물이 아닌 것을 믿고 찍어내는 화폐가 바로 달러나 원 같은 화폐들입니다. 본질적으로 따지자면 우리가 쓰는 화폐들도 종이랑 잉크만 있으면 찍어낼 수 있는, 거의 허공에서 찍어내는 것과 마찬가지인 화폐인거죠.

또한 변동성에 대해 얘기해보죠. 제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이 되어있고, 내일신문의 기사 비트코인 가격보다 불환화폐 몰락을 보라 에도 잘 나와있듯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불환화폐의 상대적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재 가격이 투기수요 때문에 많이 올라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 대 달러 같은 신용화폐끼리의 비교보다는 불환화폐 대 암호화폐라는 방식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혹은 암호화폐는 어쩌면 실물화폐와 더 많이 닮았습니다. 초기 실물화폐가 적당한 희소성과 교환의 용이성을 토대로 만들어졌듯이 비트코인도 희소성과 교환 용이성(비록 아직 많이 느리긴해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건, 쌀이나 소금 같은 초기 화폐들이 누구나 생산할 수 있었다는 것과 비슷하게, 비트코인도 채굴기만 있으면 누구나 생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트코인 초기에는 일반 컴퓨터만 있으면 채굴이 되었고, 사실 이런 분산된 생산체제가 사토시 나카모토의 구상이었는데 채굴기 때문에 많이 중앙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비유하자면 현재는 화폐 주조 공장들이 주로 생산을 하는거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암호화폐의 제일 혁신적인 장점은 신뢰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 실물화폐에서는 함량이나 중량을 속이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어야 했습니다. IOU나 신용화폐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신용이 필요했고요. 하지만 비트코인은 최초로 신뢰가 필요없는 "무신뢰" (Trustless)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신뢰가 필요없기에 은행이 파산해도, 국가가 망해도 1 비트코인은 그냥 1비트코인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물론 은행이 파산하거나 세계 대공황이 오는 상황이라면 신용화폐 대비 비트코인의 가치는 엄청나게 상승하겠죠.

노파심에 한번 더 강조하지만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투기의 영향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비트코인으로 투기를 해서 돈을 버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신용화폐에서 암호화폐로 부가 이전하는 상황에서 진정으로 부를 가져가는 사람은 투기꾼이 아닌 암호화폐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에 동의하고 안 하고는 물론 각자의 판단입니다. 코인 하는 사람은 이런 생각도 하는구나 정도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steemit.com/coinkorea/@clayop/6blh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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