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거래에 대한 착각.
다음주인 12월 11일부터 미국시카고옵션시장(CBOE)를 시작으로 12월 18일에는 미국선물거래소(CM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내년 초를 목표로 나스닥 선물 거래소도 관련 상품 거래를 준비 중이다.
최근 언론기사를 보면 미국 선물 거래소 (CM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하는 것을 계기로 비제도권에 있던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이 되는 것으로 보도된다. 마치 무허가 도박장이 허가를 얻은 듯한 뉘앙스이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의 제도권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는 오는 10일,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는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술주 중심의 장외주식시장인 나스닥도 관련 상품 출시 경쟁에 가세한 상태다. 일본의 도쿄금융거래소(TFE)도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비트코인 가격, 1만 4000달러 돌파…시가총액 256조원중앙일보 26분 전
그러나 선물 시장은 일반 상품만 거래하는 것 뿐 아니라, 특히 버블 자체를 상품화하여 거래하는 특성이 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부동산 시장에 주택 가격과 관련한 갖가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집값 거품의 붕괴 우려가 경제·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거품 자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가격의 거품까지 상품화하는 것이다.
美선 ‘부동산 거품’도 상품서울신문 2006.05.28.
2006년 미국의 부동산 버블이 진행 중일 때 시카고선물거래소(CME)는 주택가격지수를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이 때 미국특파원은 이것을 거품 자체를 상품화한다고 표현했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사상 미증유의 거품이 진행되는 비트코인도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의미라기 보다는 거품 자체를 상품화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의 한 교수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비트코인 버블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산타클라라 대학의 아튤라 사린 교수는 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기고한 ‘비트코인의 새로운 거래 방식이 랠리를 죽일 수 있다(This new way to trade bitcoin could kill its rally)’라는 글을 통해 정규 선물시장을 통해 유입되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랠리'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물시장 진출로 비트코인 랠리 끝날 수도"미 전문가뉴시스 2시간 전 네이버뉴스
그렇다면 선물 시장이 개설되면 가격은 어떻게 움직일까? 한국은 1996년 5월 3일 선물 시장을 개설했고, 1997년 7월 7일에 주가지수 옵션 시장을 개설하였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주가지수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주가지수 선물시장 내년 5월3일 개설 연합뉴스 1995.12.12. 네이버뉴스
[特輯] 주가지수 선물시대 개막 연합뉴스 1996.04.23. 네이버뉴스
주가지수 선물시장 開場 연합뉴스 1996.05.03.
주가지수옵션시장 97년 개설 추진 연합뉴스 1995.04.24.
주가지수 옵션시장 개장 스케치 연합뉴스 1997.07.07.
선물 거래를 앞두고 한달 여에 걸쳐 가격은 급등하지만 선물 거래와 함께 장기 하락이 시작되었고, 옵션시장 개설을 앞두고 3개월간 급등하지만 개설 이후 급락하며 외환위기를 겪게 된다.
주택가격 버블을 상품화는 의미라 2006년 4월 주택가격지수 선물을 도입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美 CME, 주택가격 선물지수 상장 추진연합인포맥스 2005.10.10
美, 주택가격 하락 헤지한다연합인포맥스 2006.03.23.
美선 ‘부동산 거품’도 상품서울신문 2006.05.28.
매일 거래되는 상품이 아니고 주택거래를 한 달에 한번 지수화하여 발표하는 미국 주택가격 지수는 선물 상장을 앞두고 상승이 이어졌지만, 선물 상장과 함께 하락으로 돌아서 2008년 주택가격 붕괴를 거쳐 2012년까지 하락이 이어졌다.
한편, 2010년 4월 16일에는 중국이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개설하였다. 이후의 움직임은 어떨까?
中, 16일 주가지수 선물 거래...'선진 금융권'향한 개혁의 대미머니투데이 2010.04.15.
중국은 선물 시장 개설을 앞두고 3개월여의 상승을 거쳤지만 선물 시장 개설일 급락을 시작으로 2년간의 긴 하락 국면이 이어졌다. 중국 시장의 경우에는 버블이 있었던 것이 아니지만 선물 시장의 개설 후 하락을 거쳐 이후 지루한 국면이 이어졌다.
최근 경험했던 이런 선물시장 개설과 그 후 가격의 움직임을 보면, 전래 보기 드문 버블 상승을 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선물 거래 이후 어떤 과정이 전개될 지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국내 기자들은 비트코인의 선물 거래가 마치 무허가의 비제도권 상품이 선물 거래를 통해 허가되는 제도권 상품이 되는 것으로 잘못된 인식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보도 때문에 한국은 유독 비트코인 광풍의 진앙지가 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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