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ETF 홀로 찬성한 美SEC 위원 "우린 변화에 뒤처져있다"
`7개월차` 피어스 SEC 위원, 마켓워치와 인터뷰
"비트코인 ETF 승인거부, 혁신 환영 않는다는 신호"
두차례 비트코인 ETF 심사서 `나홀로 찬성표` 던져
"SEC, 혁신 존중 안해"…위원들의 몸사리기 꼬집어
"우린 변화에 뒤처져…비트코인 ETF 승인 설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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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 전도사’인 윙클보스 형제가 신청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3개 운용사가 신청한 9건의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나홀로 찬성 입장을 표명했던 여성 위원이 “SEC가 변화에 뒤떨어져 있다”는 자기 반성을 내놓았다. SEC 4명의 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7개월 전에 취임한 헤스터 M. 피어스 위원이 2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아쉬움을 토로한 뒤 “열린 마음으로 이같은 신상품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다른 위원들을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997년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통상분야 변호사로 활동해 온 피어스 위원은 조지메이슨대 금융시장워킹그룹에서 리서치담당 연구원과 이사로 경력을 쌓았고 올초에는 공화당 추천으로 SEC 위원이 됐다. 아직 신참에 가까운 그는 지난 7월 윙클보스 형제가 SEC에 승인을 요청한 비트코인 ETF를 승인 거부한 위원회 결정에 4명 중 유일하게 반대했고 지난주에 있었던 프로셰어스, 디렉시온 애셋매니지먼트, 그래나이트셰어스 등 3개사 9건의 비트코인 ETF 퇴짜 결정에도 나홀로 반대입장을 보였다. 그의 반대가 SEC 결정을 뒤집진 못했지만 그 덕에 9건의 ETF 승인여부는 재검토 대상에 올라 한 가닥 승인 기대를 갖게 하는 자그마한 성과를 얻어냈다.
인터뷰에서 피어스 위원은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부한 SEC의 결정은 우리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꼬집으면서 “SEC는 우리가 가진 검토 기준을 부적절하게 적용했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자산이 무엇이든 간에 그 시장이 완벽하게 성숙돼야 하며 완벽하게 규제되고 우리의 통제권 내에 있어야만 한다는 SEC의 스탠스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그의 얘기는 SEC에 대한 자기 반성으로 이어졌다. 피어스 위원은 “SEC가 감독기관으로서 혁신을 그다지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리가 승인한 무엇인가가 잘못됐을 때 비판이나 비난이 쏟아지는 반면 승인한 신상품이 잘 돼도 어느 누구 하나 우리에게 잘 했다거나 고맙다고 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규제당국으로서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것은 놀랍지 않지만 어디까지나 균형을 잡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변화는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데 SEC는 그 변화에 뒤떨어져 있다”며 “다만 SEC뿐 아니라 거의 모두가 뒤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우리는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피어스 위원은 “미국은 매우 더디게 움직이기 때문에 혁신적인 일을 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겠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확실히 걱정이 생긴다”며 “혁신을 잃으면 투자자를 잃게 되고 결국 경제 전체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언제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각 회사가 신청하는 비트코인 ETF 마다 특수한 사실과 환경이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언제 승인될지 답하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분명한 것은 이 상품에 대해 우리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동료들에게 설득하겠다는 게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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