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동향을 살펴보면, 4월의 상승세를 타고 10,000달러를 도전하는 듯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5월부터 지금까지 2달간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요인들이 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FT코인이 트리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의 전개를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작은 이렇습니다. 후오비의 전 CTO 였던 장 쩬이 세계 최초 채굴형 거래소 Fcoin.com을 만들었습니다.
2. 그 거래소의 플랫폼 코인이 FT인데, 기존의 플랫폼 코인(HT, BNB)와 같이 판매되는 방식이 아닌, 거래와 동시에 FT가 채굴되는 방식입니다.
3. 채굴이라고 표현은 하지만, 결국 고객들의 거래 수수료를 FT 코인으로 돌려주는 셈입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처럼 채굴되는 것이 아님) 이 자체로는 그저 그런 거래소 코인이었겟지만, 기막힌 메커니즘을 하나 도입합니다.
4. 바로 FT 소지자에게 거래소 수수료 수익의 80%를 배당의 형식으로 매일 지급해주는 것입니다.
5. 게다가 이 배당은 실제 거래소가 수수료로 챙긴 코인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하루 수수료로 거래소가 100BTC를 벌었다면 80BTC를 FT 소유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개인 보유량 FT / 시장에 풀린 FT)
6. 여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심지어 매크로를 돌리는 사람까지 붙으면서 거래량이 폭발하게 되며 FCOIN은 거래량 1등 거래소로 등극하게 됩니다.
7. 신생거래소의 최대 난관인 초기 거래량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고, 거래소 측은 자신들이 보유한 FT의 가격 상승 및, 20%의 거래 수수료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벌게 됩니다.
8. 이 모델이 아주 달콤하다는 것을 깨달은 중소형 거래소 수십개가 이 대형에 동참합니다. (Bit-Z, Coinbene 등)
9. 가만히 있다가 볼륨을 많이 뺏기게 생긴 소위 삼대장 거래소들은 골치가 아파집니다.
10. 이때, OKex 거래소가 선수를 칩니다. 자신들의 수년간의 거래소 운영경험을 통해, 일정 수량 이상의 오케이 코인을 보유한 100팀에게 "거래소틀 제공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합니다. (이 거래소틀을 통해 오픈한 거래소를 아들거래소라 지칭해보자) 또한 각각의 거래소들이 채굴형 거래소 코인을 발행하는 것도 책임지며, 각 거래소 코인들의 25% 가량을 오케이 코인 홀더들에게 지급한다고 합니다.
즉, 100개의 아들 거래소를 열어, 자신들 모체 거래소(OKex)에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코인들의 유동성을 높이며, 최소 비용으로 전세계에 자회사를 둘 수 있는 셈입니다.
11. 하지만 이번엔 FCOIN 과 같은 채굴형 거래소를 변형된 형태의 ICO라고 맹비난했던 BINANCE의 짜오창펑(CEO)가 OKex의 전략을 그대로 모방하며, 자신들은 아들 거래소 1,000개를 열어주겠다고 선언합니다.
12. 중국 코인계는 적지않은 충격에 빠졌고, Huobi는 10,000개의 아들거래소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리하자면, 결국 신규 자금의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실제 가치가 있는지도 불분명한 거래소 플랫폼 코인들에게 자금이 몰리게 되고, 자신들의 거래소 코인과 맞바꾼 비트코인을 시장에 던지는 거래소들, 이런 시장상황에 염증을 느끼는 큰손들의 매도세 등, 다양한 요인들이 다시 찾아온 하락장에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