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화폐(가상화폐)’를 만들면 기존 종이화폐를 대신할 수 있을까. 각국 중앙은행이 잇따라 가상화폐 발행,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가상화폐를 발행하면 지급결제 방식에 혁명에 가까운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바로 화폐를 공급하는 등 시중은행 기능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도 있다. 중앙은행 발행 가상화폐가 실현되면 ‘21세기 튤립’이라는 비난을 받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입지가 쪼그라들 전망이다.
24일 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직접 가상화폐를 발행하면 단점을 줄이고 장점만 취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는 금융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다. 특히 소액지급결제와 국제송금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다만 가상화폐는 근본적 가치나 가격을 고정해 줄 기반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 ‘교환의 매개’로 사용할 수 없다. 올해에만 20배 폭등한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한 시간에도 수백만원씩 오르고 내리는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쓸 사람은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라는 발행 주체, 가치·가격을 고정해줄 기반이 마련되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기존 종이화폐와 1대 1로 교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비용은 현재 화폐주조나 거래비용 등 기존 화폐 시스템 운용비용보다 싸다.
각국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자국 화폐 이름을 딴 ‘e크로나(Krona)’ 발행 여부를 포함한 연구를 공식 진행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도 가상화폐 발행을 고민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선 ‘페드코인(Fedcoin)’을 발행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발행하면 시중은행 역할도 바뀐다. 블록체인 시스템에선 돈을 보관하거나 송금, 지급결제를 도와주는 은행이 필요 없다.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아도 돼 은행 예금 인출이 이어지고, 은행은 대출을 정리해야 한다. 중앙은행이 각국 통화와 연동 가능한 가상화폐를 발행한다면,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화폐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가격 변동은 계속되지만 공인해주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소폭 반등하면서 널을 뛰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주 하락폭은 5016달러로 2009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대 낙폭이었다. 22일 밤에만 1만100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28.7%나 폭락했다. 리먼브러더스 쇼크 때 일본의 닛케이지수 하락률(11%)보다도 훨씬 컸다. 선물 거래를 시작한 미국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매수세가 출현하면서 24일 오후 4시30분 기준으로 1만437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익한 기사 같아서 퍼왔어요
기사는 2017년 12월 25일 국민일보 기사에요
제목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화폐 나올까 입니다.